노벨 물리학상에 아고스티니·크라우스·륄리에 3인 수상

입력 2023-10-03 18:56   수정 2023-10-03 20:27


2023년 노벨물리학상은 아토(100경분의 1)초의 순간에 전자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초고속 플래시(전등)’를 개발한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양자광학연구소 소장,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전자의 움직임 연구에 필요한 아토초 광(빛)펄스 생성 방법을 제시한 공로로 이들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3일 발표했다. 왕립아카데미는 아토초 물리학은 전자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고, 전자에 의해 지배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기회를 인류에게 선사했다고 설명했다.

세 학자는 아토초 물리학을 인류사 처음으로 개척했다. 전자의 움직임 또는 에너지 변화를 찰나의 순간에 포착할 수 있는 아토초 광펄스를 각기 다른 시기와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반도체 선폭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극초미세 단위 나노(10의 9제곱분의 1)도 아토에 비하면 무척 큰 단위다.

전자의 세계에선 1아토초 사이에 수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륄리에 교수는 1987년 불활성 기체에 적외선을 투사하면 서로 다른 빛의 배진동(overtone)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이는 각 전자가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이온을 주고받아 에너지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고스티니 교수는 이 연구를 이어받아 250아토초까지 지속되는 광펄스를 2001년 만들어냈다. 비슷한 시기에 크라우스 소장은 650아토초까지 지속되는 단일 광펄스를 선보였다.

현미경의 발전으로 인간에게 ‘공간 분해 능력’이 생겼다고 한다면, 아토초 물리학으로 ‘시간 분해 능력’을 갖게 됐다고 과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아토초 물리학은 장기적으로 의료용 진단 기술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창희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 단장은 “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전자의 속도보다 더 빠른 초고속 광원이 필요하다”며 “현미경이 카메라라면 이들은 플래시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단장은 이어 “아토초를 넘어 젭토(10의 21제곱분의 1)초 플래시가 개발되면 핵 안의 움직임도 자세히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륄리에와 아고스티니는 프랑스 출신, 크라우스는 헝가리 출신 과학자다. 륄리에는 여성으로서 다섯 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기존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거트루드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등 4명이었다. 노벨물리학상은 1901년 이후 총 116번 수여됐다. 47번은 단독 수상이었다. 두 번 수상한 사람은 초전도 현상 원리를 규명한 존 바딘 단 한 명이다. 최연소 수상자는 1915년 로런스 브래그(당시 25세), 최고령 수상자는 2018년 아서 애슈킨(96세)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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